토마스 아퀴나스 이후의 중세 법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대적인 상황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십자군 전쟁 즈음을 기점으로 교황의 권위가 최고에 달했지만 그 이후로는 제권과 대립하여 점점 내리막을 걷게 되는 시대적 상황이다. 그 가운데서 신학자들 스스로도 무조건적으로 이성에 대한 신앙의 우위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과 이성을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위의 학자들이 가지는 특징이라 보면 되겠다. 이러한 점이 정치 및 법사상에 주는 함의는 신앙과 이성을 구분하면서 인간의 권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것이 이후의 근대 정치사상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신앙, 이성에 대한 유명한 논의로 유명론과 실재론이 있다. 유명론과 실재론은 서양사 책을 보면 매우 중요하게 등장하는 논쟁 중 하나로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유명론자들은 이름만 존재한다는 것이며, 실재론은 신이 실제 존재하는 존재라고 주장한다고 보면 되겠다. 이름 때문에 거꾸로 생각하면 안됌.
1. 둔스 스코투스
기본적으로 이전의 학자들이 제시했던 영원법 - 자연법 - 실정법(인정법)체제를 기반으로 논의를 전개하지만 스코투스는 영원법의 개념에 대해서 부정한다. 그러나 이는 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신은 그 자체로 완전하고 신의 의지로 인해 별도의 법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 주장하는 것이라 생각해도 될 듯 하다. 그러나 자연법은 신의 권위와 의지로부터 인정을 받은 법이 자연법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단, 인간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아니며 규범의 신의 의지, 입법자의 의지 같이 유의주의적 특성을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스코투스는 실정법은 자연법과 분리하여 생각함으로써 인간의 이성에 의한 실정법의 개념을 열어주는 의미를 가진다. 단, 자연법과 모순이 되는 실정법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또한 중세 철학자들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과 정의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므로 자연법론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2. 오컴
오컴의 면도날로 유명하다. 오컴의 면도날은 어떤 문제의 분석을 위해서 제한된 명제만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는 분석철학적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물론 오컴도 신학자로 지식과 신앙 사이에서 신앙을 위한 철학을 전개했지만 이성을 일부 인정하며 국가론과 법이론에서 인간, 이성에 대한 개념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오컴은 인간에 대한 지배권력은 언칙적으로 인간 스스로가 정해야 하며, 그 권력이 인강 공동체의 성원(인민)에 의해 양도가 되는 것이라 주장한다. 즉, 공동체생활을 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권력을 정했다고 볼 수 있음.
이러한 관점에서도 오컴의 자연권론은 근대 자연권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평가는 학자도 있음. 교황과의 소유권 논쟁에서 법적인 권리와 도덕적인 권리를 구분하며 신의 관점이 아니라 인간의 관점(주관적 권리 관념)에서 사유재산을 정당화하는 등의 내용이 있다.
3. 마르실리오
스코투스와 오컴은 개론서에서도 볼 수 있는 이름인데 마르실리오는 처음 본 듯.
시대적 배경이 교황과 황제권의 대립이 극에 달한 시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마르실리오를 보면 이해하기가 수월해진다. 마르실리오는 교황의 권력보다는 황제의 권력(세속권력)을 더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국가의 정치적 활동 영역은 세속사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권위는 속권(인민집단)의 고유권한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교황권보다 세속 권력이 우위임을 주장했다. 어느 정도냐면, 정치 형태는 중요하지 않으며 인민의 동의와 공공의 이익에 대한 동의가 충분조건이라 주장한것.
마르실리오는 법을 신법 or 인정법으로 구분하는데 신법은 신이 담당하며, 인정법은 세속의 담당자가 처벌한다는 논리이다. 이런 식으로 황제권과 교권을 완전히 정치적, 법적으로도 분리하는 사상을 주장했다.
마르실리오는 이 시기의 공의회운동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공의회의 절차를 통해서 근대 공화국의 틀이 제시되었다고 평가하는 학자도 있다. 즉, 교회의 민주주의 운동이 세속의 민주주의 운동에 선행하는 것이라 평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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