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의 목적을 밝히는 것은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교과적 차원의 논의로 역사교육의 가치 정당화이다. 이는 역사교육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며 포괄적으로 논의된다. 둘째는 내용 선정과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교육의 목표를 체계적이고 명료하게 제시한 것이다. 전자를 목적론, 후자를 목표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역사교육 개론서중 하나인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최상훈 외 공저, 2007)에서도 목적과 목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목적에 대한 논의는 논란의 여지가 많으므로 일반적인 목적을 다섯가지를 들어 설명했다. 그런데 그중에서 특히 다섯번째 목적인 역사의식과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에 대해서는 하위개념까지 좀 더 설명했는데 이는 역사의식과 역사적 사고의 개념이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기존 역사와 대비되는 '역사교육'자체의 목적을 설정하는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
1.역사교육의 목적에 대한 논의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우리의 역사교육은 파행적으로 이루어졌다. 해방 후에야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당연히 그와함께 역사를 왜 배우는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역사교육의 목적에 대한 논의는 시대와 주체에 따라 각각 다른 방향에서 논의되어 왔다. 우리나라 역사교육 논의의 특징은 역사교육의 교과 외적인 영향력이 많이 있는 상태에서 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의 역사교육에 대한 논의는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어떻게 역사를 배울 것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역사교육에 대한 당위성을 전제로 한 채의 논의들이 많이 진행되었다. 시대적으로 역사교육의 목적에 대해서 논할 필요가 없듯이 여겨졌다. 당연히 역사교육의 정당화에 관한 논의도 적게 이루어졌다. 즉 역사관 혹은 역사적 태도의 검토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1990년대 이후에 들어 구성주의적 관점, 수요자 중심의 교육 등 다양한 관점과 역사교육의 위상 변화와 함께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의가 전개되었다. 즉 역사교육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묻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도 학자간의 차이가 있다. 2
이인호 교수는 바람직한 인간성 함양과 정신적 공감의 확대를, 정현백 교수는 역사의 사회비판적 기능을 중시하고 인간해방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논쟁으로 교육의 일반 목적과 역사교육의 교과적 목적과의 관계에 대한 논쟁이 있다. 리와 화이트의 논쟁이 있다. 화이트는 학교 교과로의 역사는 민주 시민의 덕목을 기르는 교육의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며, 리는 역사는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이트는 리가 주장하는 역사의 고유한 변형적 목적도 개인이 속한 사회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역사교육 목적론의 허실
역사교육계에서는 이러한 목적론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양호환은 '역사교육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비판하면서 역사교과의 가치를 정당화 하는 작업이 실제 학교 역사교육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검토했다.
양호화은 먼저 목적론에 대해
1.역사교육의 문제를 논의하는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고.-목적을 정한다고 해서 가르칠 내용이 정해지는 것이 아닌데 목적을 정하면 해결될 것처럼 논의하는 것.
2. 교육과정 혹은 교육방법적 측면에서 역사교육의 의의나 전통적인 역사교육 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을때 이에 대응하는 방편으로 등장했으며
3. 교사의 역할이 배제된채 논의되고 있다.
결국 현재 역사교육의 목적은 실질없이 본질화- 실체가 없는데 목적을 규명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된것- 되어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역사교육의 목적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대해 먼저 비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1.역사교육 문제와 해결을 목적론으로 단순화 하는 견해에 대해 역사교육의 목적을 정한다고 가르칠 내용이 자동으로 도출되지 않는다는 것.
2.현재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역사교육의 목적을 정하는 절차와 방식 속에 역사교육의 내용을 하향식으로 결정하려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고, 이 구도하에서 현장과 교사는 배제된다. 또한 목적 위주의 사고방식은 상황과 맥락의 개별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 구도로 역사 학습을 예상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주체적인 입장이 아닌 전달자로서 대상화 되버린다는 것이다.
3.이해 당사자를 배격하면서 '중립성 확보'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현재 교육과정 논의 구도속에서는 역사교과의 가치를 정당화하고 역사교과의 위상강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현행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의 목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교과의 가치를 정당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역사교과의 위치 강화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화가 어렵다는 말. 현행 교육과정은 교과의 비중을 정하는 것은 교육 과정 연구자이며 이들의 견해가 크게 반영되는 구도에서 역사 교과의 유용성을 주장하는 것은 '영역 이기주의'일 뿐이라는 것.
그러므로 결론은 역사교육의 목적 설정 논의를 좀 더 실질화시켜 쟁론의 과정이 되게 하고, 교사가 가르칠 내용을 재구성할 수 있는 재량과 범주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교과 외적인 영향이 큰 역사교과의 특성상 외부 압력에 대응하는 성격을 지니는 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논의의 권력구조나 담론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해체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환기시켰다는 의의를 갖는다. 3
이러한 주장과 함께 일차적으로 역사교육의 위기가 등장하게 된 논의 구도 자체에 대한 검토와 통합사회과측의 논리의 부당성을 항목별로 따지면서 사회과 통합 논리에 대응함과 동시에 교과교육 이론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이는 '역사적 사고'를 필두로 다양한 개념들이 등장해 역사교과의 특수성과 정당성에 대해서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견해들은 역사교육의 목적이 역사의 목적과 관련되어 있지만 역사교육만의 고유한 영역과도 관련되어야 한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개론서인 『역사교육의 내용과 방법』에서 역사교육의 목적에 대해 정리한 것은 다음과 같다.
①교훈의 획득 : 역사는 유용하다고 보고 과거의 사례를 통해 현재 닥친 일에 합리적인 판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이다.
그러나 역사는 일회성이나 특수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사례를 찾는 것은 의미가 없고,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과 지배층 중심 위주의 역사서술에 대한 위험성 제고, 과거 사건에 대한 관점이나 평가는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반박이 있다.
②유산의 전승 : 한 사회가 조직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구성원의 동질감과 정체성이 필요하다. 정체성 확립을 위해 공통의 과거를 이용하는 것이다. 공동 유산의 전수를 역사교육의 목적으로 삼는 것은 사회적 또는 정치적, 실용적 목적을 위해 과거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관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③현재의 이해 : 역사적 사실의 습득을 통해 현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는다는 점이다. 현재 현상의 이해하는데(원인을 알려는 등) 현상의 과거 혹은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의 준거틀(frame of reference)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현재의 이해에 대한 견해에는 현재의 특정 문제가 과거의 어떤 역사적 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워 막연한 관련성만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비판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나 사회과학적 방법론보다 다양한 각도, 비판적으로 파악하는데 역사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④인격과 교양의 육성
... 고매한 인격과 풍부한 교양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이런 자화자찬.....ㅋ.ㅋ) 이 견해는 실용주의적 가치관에게 엘리트적 역사관이라 비판받았으나 오늘날에는 역사도 일반인의 관심사이며, 보통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되는 상황에 역사가 엘리트의 학문이라는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⑤역사의식과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
역사교육의 목적으로 외적인 기능이 아닌 자체적인 역사의식과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을 들 수 있다. 역사의식은 역사에 대한 견해, 사상, 느낌, 감정을 가리키는 용어로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역사적 사고력은 어떤 문제나 상황에 처했을때 역사학의 특성에 근거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일컫는데 이또한 다양하게 정의된다. 굳이 둘의 차이는 역사의식은 역사가 무엇인지, 역사 문제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견해를 의미하는데, 역사적 사고력은 역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정신활동이라는 차이가 있다.
- 그러므로 목적에 대해서 생각할때 역사교육의 외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역사교육"자체의 목적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는것. 그래야 '역사교육" 자체의 가치, 혹은 정당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본문으로]
- 파팅톤(Geoffrey Partington)이 제시한 전통적인 역사교육의 목적 ①문화유산의 전승 ②도덕 교육 ③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해의 증진. - 파팅톤은 이러한 견해가 선험적 전제로부터 논리적으로 도출된 것인지, 경험적 증거를 가지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엔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역사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 역사를 배운다는 사고 과정이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문으로]
- 읽으면서 이부분이 이해하기 좀 어려운데 일단은 단순하게 목적은 목표를 결정하고 목표는 구체적인 실행 방법들에 대해서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목적을 옳고 그름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하위 개념으로 나누어 쟁론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라는 식으로 이해했다. 목적의 쟁론화를 통한 다양화는 실제 현장의 가르치는 방법의 다양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역사교육의 목적을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이다. 라고 주장했을때 이에 관해 주장에 대한 비판 혹은, 하위개념의 제시등으로 담론을 형성해 쟁론화 해야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본문으로]